백범 김구

어록

아름다운 나라를 꿈꾼 겨레의 스승,
백범 김구 선생, 그의 어록

한민족의 위대한 스승으로 길이 남을
백범 김구 선생님의 어록을 통해 겨레를 위한
사랑과 자주적 삶을 알아봅니다.

제목 엄항섭 선전부장의 회견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0-08-27

○ 1945년 11월 26일 엄항섭 선전부장의 회견

 

문 : 귀국후 각 요인들과 회담하였는가? 


답 : 오늘 아침 10시에 하지·아놀드 두 장군과 이 박사에게 인사만 하였다.

문 : 이 박사는 민족통일에 많은 노력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지금 김구 주석에 다대한 기대가 집중되고 있는데, 통일에는 인민대중의 참된 부르짖음, 참된 요망을 충분히 포섭하여야 될 줄 안다. 만일 편협된 일 당파의 이익이나 주견만을 가지고 통합을 기도한다면 또다시 인민은 실망할 것이고 민족통일은 암초에 걸리고 말 것이다. 임정은 이점에 어떤 안을 가지고 있는가?

답 : 우리는 아직 귀국 초이므로 국내의 사정은 아무 것도 모른다. 우리는 삼천만의 의사에 의하여 정책을 세울 것이고 여론을 토대로 하고 그를 존중하여 모든 문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 : 지금 국내에는 ''인민공화국''이 존재하고 있는데 ''임시정부''의 이에 대한 대책은 어떠한가?

답 : 우리가 해외에서 들은 소식으로는 다만 정당이 난립하여 복잡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뿐이고, 이에 대하여서는 지난 9월 3일에 발표한 강령에 명시된 원칙상의 말은 할 수 있으나, 구체적으로는 말할 수 없다.

문 : ''연안독립동맹''과의 관계는?

답 : 연락과 협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를 완전히 독립시키자는 목적은 동일하니까 큰 대립은 없을 것이다. 연안측도 불원 귀국한다는 말을 들었다.

문 : 이 박사와의 관계는?

답 : 이 박사는 워싱턴에서 임시정부를 대표하여 활약하던 분이다.

문 : 이번 김구 선생을 비롯하여 각 요인들이 전부 개인자격으로 귀국하였다는데 임시정부는 해체되었는가?

답 : 절대로 그렇지 않다. 물론 지금 38도선 이남에는 미국군의 군정부가 존재하므로 그러한 것이나, 우리가 국민에 대할 때는 다르게 된다. 그러나 우리를 정부로 하고 안하고는 삼천만 국민이 결정지을 문제다.

문 : 환국이 늦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답 : 다만 비행기 관계이다. 나머지 요인들도 수송편이 해결되는 대로 곧 입경할 것이다.

문 : 임시정부에서 일본과 독일에 선전포고한 것은 사실인가?

답 : 사실이다. 우리 정부가 왜적에 대하여 선전한 것은 벌써 3·1운동 때부터이다. 이번 태평양전쟁에 제하여 또다시 1941년 12월 9일에 일·독 군에 대하여 선전포고를 하였다.

문 : 임시정부는 연합국의 승인을 받은 일이 있는가?

답 : 정식 승인은 없었으나 사실상의 승인과 많은 원조를 받았다.

문 : 민족통일은 민족 반역자를 배제한 순수하고도 진정한 민주주의적 통일이 되어야 한다. 무조건 통일을 기하는데 사실상의 큰 일이 생기었다. 여기에 대하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 : 민족반역자는 통일전선에 포함되지 않아야 될 것이다.

문 : 38도선 문제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 : 국가적으로 손실이고 개인적으로도 곤란을 받고 있을 것이다. 연합군은 우리 나라를 침략하려고 진주한 것이 아니고 해방을 위하여 온 것이므로 우리의 요망은 머지 않아서 해결되리라고 생각한다.

문 : ''임시정부''에는 색을 가리지 않고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등 각 주의세력이 다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어떤가?

답 : 사실이다. 공산주의자도 있다. 독립을 위하여는 서로 협조하여 가는데 일치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문 : 이승만 박사와 민중과의 사이가 박사를 위요(圍繞)하고 있는 분자로 인하여 소외되어 있어 민의의 전달과 연락이 원활하지 못한 관계로 일반의 기대에 부합되지 못하는 점이 있는 듯한데, 임시정부는 일반국민과 충분한 협조연락을 할 의도가 있는가?

답 : 이승만 박사와 민중과의 관계는 전혀 모르겠으나 우리로서는 일반의 여론을 어디까지든지 존중한다. 오랫동안 외국에 있었기 때문에 국내사정을 잘 모르니 만큼 국내의 모든 사정은 여러분들이 제일 잘 아실 것이므로 자주 만나 일반의 여론을 전해주기 바라며 동시에 민중과 함께 나아가련다.

문 : ''인민공화국''과 ''임시정부''의 관계를 분명하게 말하여 주기 바란다.
 

답 : 전혀 몰랐으며, 신문을 통하여 각 정당의 성립이라든가 인공국(人共國)의 탄생을 보았을 뿐이다. 우리의 최대 목적은 국가 독립에 있는 것이다. 어떠한 정당이고 국가 명칭을 초월하여 한 완전한 통일국가로서 독립해야 할 것이다. 이것도 역시 일반 여론의 지시함에서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