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감옥은 내게 학교였다”… 백범 김구의 기억
국립인천해양박물관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상자’ 내달 26일까지 전시
“인천 감옥은 내게 도서관이고 학교였다.”
백범 김구가 ‘백범일지’에 남긴 이 말처럼 인천은 그의 삶에 깊이 새겨진 도시다. 1896년 체포돼 인천 감리서 옥사에 수감된 그는 옥중에서 책을 읽고 동료 수감자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이후 다시 인천 감옥에 수감된 그는 인천항 축항 공사 현장에서 쇠사슬에 묶인 채 강제 노역을 겪었고, 해방 후 지방 순회에서도 가장 먼저 인천을 찾았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과 함께 김구 탄생 150주년을 맞아 공동기획 협력전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상자, 바다 독립의 염원을 잇다’를 지난달 28일부터 진행 중이다. 전시는 내달 26일까지 이어진다.
지난 5일 찾은 전시실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사각 형태의 ‘기억상자’ 전시 구조물이었다. 상자 안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을 보여주는 기록과 설명 패널이 담겨 있어 관람객이 상자를 열어보듯 전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제1부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상자’에서는 1919년 3·1운동 이후 상하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27년 여정을 조명한다. 독립운동가 대표 29명이 모여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정했던 1919년 4월 10~11일의 회의 장면은 영상으로 재현돼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전시장에는 대한민국 임시헌장과 파리강화회의 제출 독립요구서, 충칭 롄화츠 청사 앞 환국 기념사진, 대한민국 정부 관보 제1호 등이 전시돼 대한민국 정부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음을 보여준다.
제2부에서는 우리나라가 최초로 발주해 건조한 근대식 선박 ‘광제호’에 게양됐던 태극기가 공개돼 눈길을 끈다.
특히 이 전시는 인천의 해양 역사와 연결된 내용으로 국립인천해양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 구성이다.
광제호는 일본 가와사키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으로 당시 해안 경비와 등대 순시 임무를 맡으며 인천 등지를 오가던 배였다.
경술국치(1910년 8월 29일)를 하루 앞둔 날, 신순성 광제호 항해사는 배에 게양돼 있던 태극기를 내려 집으로 가져가 남몰래 보관했다. 이후 그의 후손들이 이를 대를 이어 지켜왔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됐다.
후손들은 날씨가 좋은 날 몰래 태극기를 말리는 등 정성을 들여 이를 보존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관계자는 “김구 선생에게 인천은 독립 의지를 더욱 굳히는 전환점이 된 곳”이라며 “이번 전시는 인천에서의 활동을 통해 그 의미를 다시 살펴보는 자리”라고 말했다.
출처 : 인천일보(https://www.incheonilbo.com)